2022.05.13 - [게임/디아블로] - 디아블로 III, 10주년을 맞다
2012년 5월 15일 디아블로 3가 출시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은 활동을 재개한 레이너가 차 행성에서 케리건을 구한 지 2년, 아제로스 최강의 존재 중 하나였던 리치 왕이 몰락한 지도 2년 되는 해였으며, 대격변과 데스윙의 위협을 막아낸 아제로스에서 만 년이나 분리되어 있던 판다리아의 안개가 걷힌 해였다.
디아블로 3의 골자는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의 귀환이었다. 디아블로는 죄악의 군주 아즈모단과 거짓의 군주 벨리알의 반란으로 인해 형제 메피스토, 바알과 함께 성역으로 추방당한 대악마로, 처음엔 강인한 왕 레오릭을 광기에 굴복시키고, 이어서 알브레히트 왕자를 숙주로 삼은 데 이어, 결국에는 자신을 처단한 아이단 왕자마저 자신의 숙주로 삼았다.
디아블로 2에 출현한 디아블로의 행적은 만용과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영혼석을 스스로에게 결속시킨 아이단의 의지를 잠식해가면서, 아이단의 육신을 활용해서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와 파괴의 군주 바알을 해방한 것과, 대악마들의 회동 후 악마로서 현신하여 재차 불타는 지옥을 장악하기 위해 지옥에 복귀하였으나 영웅들에 의해 처단당해 영혼석마저 파괴당한 신세가 된 것이었다.
지옥의 악마 군대를 규합해 아리앗 산을 침공한 디아블로의 형제 바알은 야만용사 부족이 수호하던 세계석 보관실에 당도하나, 영웅들이 격퇴해내었고, 세계석에 타락이 침식하였음을 감지한 티리엘이 세계석을 향해 엘드루인을 던지자 큰 폭발이 일어나며 디아블로 2의 막이 내렸다.
불타는 지옥이 건재하지만 디아블로를 지지한 대악마 형제들과 소악마 고뇌의 여제 안다리엘, 고통의 대공 두리엘은 모두 격파당했는데, 7대 악마 중 잔존한 아즈모단과 벨리알은 지옥의 패권을 두고 다투기에 급급하였기에 디아블로의 귀환은 요원한 형편이었다. 디아블로가 돌아오려면 이 상황을 반전시킬 묘수가 필요하였다.
블리자드가 택한 수단은 레아, 아드리아, 검은 영혼석이었다.
전작으로부터 20년 뒤를 다룬 디아블로 3의 예고편에 등장한 레아는 정제되지 않은 강한 마력을 지닌 캐릭터로, 1막에서 기억을 잃은 필멸자 티리엘과 엮이며 마그다에게 살해당한 데커드 케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를 결의했다. 이런 레아에게도 케인의 공백을 대신할 만남이 찾아오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네팔렘 일행에 레아의 어머니 아드리아가 합류한 일이었다. 아드리아는 레아에게 도움을 주며 일곱 악마를 한 곳에 속박하려는 네팔렘의 여정에 동참한다.
이 여정의 핵심은 검은 영혼석이었다. 검은 영혼석은 인류가 악마는 물론 천사조차도 넘어서길 꿈꾸었던 졸툰 쿨레의 역작으로, 검은 영혼석이 디아블로를 포함한 악마 군주들의 영혼을 흡수하자 쿨레는 아드리아를 경계하며 자신의 야망에 네팔렘을 회유하지만 네팔렘은 거부하였고, 일전 후에 네팔렘 일행이 소유하게 된다.
검은 영혼석의 진가를 파악했던 벨리알도, 아즈모단도 차례대로 네팔렘의 용맹에 패배해 영혼석에 속박당하였다. 아즈모단을 마지막으로 지옥의 일곱 악마가 모두 검은 영혼석에 갇히니, 아드리아는 특별한 의식을 통해 이를 파괴하겠다며 검은 영혼석을 갖고 레아, 티리엘과 함께 철벽의 성채 탑으로 향했다.
탑에 도착한 네팔렘 앞에 펼쳐진 광경은 무력화된 티리엘, 본색을 드러낸 아드리아와 제물로 바쳐지는 레아였다. 아드리아가 레아의 아버지는 디아블로, 그 탄생조차도 디아블로의 의도였다는 진실을 밝히고 나서 레아에게 검은 영혼석을 융합하자, 지옥의 7대 권능을 온전히 보유한 완전한 대악마로서 탄생한 디아블로가 성역에 다시 강림했다. 대악마 디아블로의 강대한 힘에 용기의 대천사 임페리우스가 완패했고, 디아블로의 포효는 드높은 천상의 관문, 다이아몬드 문을 완파할 만큼 초월적이었다.
디아블로를 필두로 지옥의 대침공이 시작되었는데, 다이아몬드 문의 붕괴에 자포자기한 티리엘은 전의를 상실하였다. 급기야는 인류를 책망하고, 고대 앙기리스 의회의 안건이던 성역의 처분에서 존속과 멸망 가운데 존속에 표를 던진 것마저 후회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드높은 천상은 지혜의 대천사 말티엘이 부재한 상태로 임페리우스가 패배하자 지옥의 침공군에게 유린당하면서 희망의 대천사 아우리엘마저 악마들마저 사로잡히는 등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대천사 이테리엘은 탈루스아르에 기록된 운명의 인과에서 벗어난 존재 네팔렘에게 기대를 걸었고, 네팔렘은 지옥의 지휘관들을 처치해가며 아우리엘을 구출해낸다. 그러는 동안에도 디아블로는 천상의 근원인 수정 회랑으로 진격하고 있었는데, 네팔렘은 디아블로를 추적하다가 막아서는 임페리우스와 대치하기도 했으나 수정 회랑의 빛이 어둠에 물들자 무력화된 그를 뒤로한 채로, 티리엘의 도움을 받아 나아가서 추종자가 붙잡히는 악재에도 단신으로 디아블로와 겨루어 승리하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던 드높은 천상이 천사도 아닌 네팔렘의 조력으로 거둔 승전이었다. 이것이 디아블로 3 본편의 이야기다.
대악마로 거듭나고서도 패배한 디아블로의 육신은 소실되었고, 그럼에도 잔존한 검은 영혼석의 향방을 놓고 앙기리스 의회가 고뇌하기도 했는데, 결국 티리엘은 은밀하게 검은 영혼석을 성역 어딘가에 봉인하는 조치를 취했다.
티리엘과 호라드림의 잠행으로 일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내 검은 영혼석에 이끌린 불청객이 난입한다.
우연히 영혼을 접하게 되어서 디아블로 세계관에선 필멸자만이 가능한 죽음에 흥미를 느낀 말티엘은 죽음의 권능을 습득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강탈한 검은 영혼석을 천사와 악마의 후예인 인간에게 내재된 악마의 정수를 흡수하도록 개량한 후 성역에 방출해 인류의 절멸을 도모했다.
말티엘의 폭거에 동참하는 수확자들은 서부원정지 왕국을 유린했으며, 이로 인해 서부원정지는 역병, 수확자의 학살, 도적단의 준동, 귀족의 반란 등 혼란의 중심이 되어 디아블로 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주 무대로 자리매김한다.
네팔렘은 서부원정지에서 말티엘의 심복 우르자엘을 처치하고, 뒤이어 말티엘의 소재를 탐색하던 아드리아도 처치한 후 아드리아가 투영했던 혼돈의 요새에 도달하여 죽음의 힘을 습득함으로써 말티엘을 대적할 기반을 마련하였다. 죽음의 힘으로써 네팔렘은 말티엘에게 유효타를 가할 수 있게끔 강화되었으며, 혼돈의 요새 심장부에서 말티엘에게 맞섰다. 말티엘은 전황이 어려워지자 검은 영혼석을 소환하고 부수고선 그 파편들을 흡수해 악마의 권능까지 다루면서 저항하지만 그럼에도 네팔렘에게 패하였다.
티리엘은 검은 영혼석으로부터 힘을 취한 말티엘이 죽음과 함께 디아블로가 풀려난 것을 우려하였다. 그가 한 가지 더 우려한 건 천상과 지옥의 누구도 맞서지 못할 강력하지만, 역시 선악이 결합된 인간이라 잘못된 길을 택할 수도 있는 네팔렘의 타락이었다. 2014년 3월 15일 출시된 디아블로 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도 그렇게 끝맺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2017년 6월 29일 강령술사의 귀환 팩이 출시되었다. 전작 디아블로 2의 직업이었던 강령술사가 디아블로 3에 유료 직업으로 추가된 것인데, 본작의 강령술사는 고위 강령술사 오르단의 제자이며, 전작의 강령술사 줄의 제자인 강령술사 메탄도 스승이라고 호칭한다.
강령술사의 귀환과 함께 아즈모단 휘하 죄악의 부관 중 시기를 관장한 비디안이 등장했다. 비디안은 모험가 다이빈이라는 거짓 모습으로 네팔렘과 동행하다가 죽음을 가장해 잠시 물러나나, 태초자의 사원을 계속 탐색하는 네팔렘이 사원 피의 성소에 다다르자 본모습으로 네팔렘에게 도전하나 패배하였다.
내년이나 후년 출시가 예상되는 디아블로 4에선 메피스토의 영애 릴리트가 등장한다. 천사와 악마의 영원한 분쟁에 싫증이 났던 릴리트는 천사 이나리우스, 그 외 당여들과 합심해서 세계석을 도용하여 네팔렘과 성역을 창조한 주범이다.
속편의 성역은 말티엘이 대학살을 벌인 죽음의 상흔에서 회복되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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