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칸.
자신에겐 살아남으라며, 그리고 밀어내면서 따르길 포기하라는 사울팽에게 제칸이 던진 한 마디, '당신처럼?'.
대사의 겉뜻, 트롤 특유의 엄니 때문에 웃으며 도발하는 장면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호드밖에 남지 않았으며, 사울팽과 비슷한 아픔을 아는 제칸이니 정말 도발할 작정으로 그런 게 아니라,
드라노쉬의 장신구를 내밀며 살아남으라는 바로 다음 순간과의 맥락을 따진다면, 혼자 죽기 위해 나섰던 사울팽의 모습을 비판하여
자신과 함께 살아남자는 호소, 슬픈 심정도 담긴 나름대로 간곡한 설득이 아니었는가 싶다.
명예를 되찾는 것도, 호드를 지키는 것도 일단 살아남아야 가능한 일이니까.
서로에게 살아남으라고 한 제칸과 사울팽이 굳건한 유대 속에 진짜 살아남으며, 호드의 참된 가치를 찾아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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