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가나: 이곳에서 마법은 선익을 위해 쓰였고, 마법사들의 힘을 통해 도시는 발전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역사는 다시 쓰였다. 권력자들이 공포를 이용해 룬 전쟁의 책임을 마법에게 돌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력척결단이 결성되었다. 그들은 증오에 차, 모든 마법을 금지하고 마법사들의 공포가 되었다.
데마시아는 룬 전쟁을 피한 이들의 안식처였다. 마법사들도 배척받지 않았으며, 마법을 통해 발전했다.
하지만 데마시아의 지배층은 돌연 마법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마법을 금지하며 마력척결단을 창설하였다.
가장 최근의 마력척결단 지도자들은 엘드레드와 위스테리아였다.
규율을 통해 힘을, 근면을 통해 명예를.
자르반 4세: 말은 지도자를 낳고, 행동은 역사를 만들지.
엘드레드: 그럼 어떤 역사를 만들고 싶으신지요, 자르반 왕자님?
엘드레드가 권신으로 급부상하기 전, 국왕의 최측근은 바렛 부벨르였다.
바렛은 녹서스 침공군에 맞서 수성하다 전사하였으며, 그가 전사한 곳은 애도의 성문이라 명명된다.
상심한 자르반 3세에게 엘드레드는 애도의 성문 함락은 녹서스 마법사가 기여한 결과임을 강조하며 현혹하였고,
자르반 3세의 비호로 엘드레드와 마력척결단에 마법사 색출, 체포, 감금이 허용되어 비대한 권한이 편중된다.
이로 인해 득세한 엘드레드와 마력척결단은 데마시아의 마법사를 폭압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마법을 질병으로 매도한 것, 마법사라면 무조건 체포하여 마력척결단 감옥에 수감시킨 것,
어린 마법사들을 징발해 마력척결단의 요원으로 양성한 것, 마법사에게 페트리사이트 물약 복용을 강요한 것,
사일러스가 당한 마법사들의 체내 마법 기관이라고 생각되는 부위를 수술로 제거한 것,
마법사를 대상으로 인체실험을 행한 것에 더해 마법사와 동물의 융합체를 생성한 것,
실험을 주도한 건 헤즈베스이나 그걸 승인하고 마력척결단의 횡포가 심화된 원인은 엘드레드이다.
자르반 3세: 진작 이렇게 해야 했어.
신 짜오: 폐하?
자르반 3세: 그동안 우리는 두려움에 너무 사로잡혀 있었어. 우린 어리석었어. '내가' 어리석었지. 왕국을 지키려다 내부의 적을 만들어 버렸으니까.
자르반 4세: 아버님, 계속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껏 이 왕국을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어오셨지 않습니까? 어떤 위협에도 신속하고 공정하게 대처하셨--
자르반 3세: 아직도 모르겠느냐! 그 위협은 바로 우리가 자초한 것이란 말이다. 마법사라면 무조건 감옥에 가두고... 아무 문이나 때려 부수고 들어가 집을 수색하고... 그래서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일러스가 탈출하고 마법사들의 준동이 시작되자, 자르반 3세는 늦게나마 마력척결단을 비호한 걸 후회하였다.
그는 집사 신 짜오를 보내 엘드레드에게 마력척결단의 마법사 탄압을 제한하는 왕령을 전하였으며,
공격받는 왕궁에서 잠시 피신한 후 혼란이 수습되면 마법사들과 화의를 진행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그는 은신처에 잠복해 있던 카타리나한테 시해당했고, 신 짜오도 불안감에 명령을 완수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자르반 4세: 아버님께서 맡기신 편지는 어떻게 됐죠?
신 짜오: 여기 있습니다.
자르반 4세는 뚜껑을 열고 말려 있던 피지를 펼치더니, 눈을 바쁘게 움직이며 선왕이 남긴 글을 읽었다.
신 짜오는 자르반 4세의 표정이 굳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 순간 자르반 4세는 양손으로 편지를 구기고, 마치 목을 비틀듯이 쥐어짠 후 신 짜오에게 다시 건네면서 말했다.
자르반 4세: 없애 버리세요.
신 짜오는 엘드레드 앞으로 전하지 못한 서신을 자르반 4세에게 전하였으나, 파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왕국의 권력 서열에서 엘드레드 경이 선대 왕 다음가는 2인자라는 건 많은 사람이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의 그레이마크 뒤에는 순수한 얼음과도 같은 심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력척결단의 수장이자 손꼽히는 상류층인 크라운가드 가문의 일원으로서 엘드레드는 지위의 힘을 이용하길 망설이지 않습니다. 바로 본인이 생각하는 데마시아의 안녕을 위해서 말입니다.
사일러스가 국왕시해자로 지목되고, 자르반 4세가 부왕의 유지를 완수하지 못하면서,
자르반 4세 대에 이르러서는 엘드레드가 왕자마저 넘어선 데마시아의 실세로 군림하게 되었다.
엘드레드는 광적으로 마법사 탄압을 강행했으며 그에 따라 헤즈베스의 마법사 실험도 가열차게 진행되었지만,
그만큼 마법사들의 반감도 심해졌기에 투쟁적인 사일러스나 안전을 제공하는 럭스에게 가담하는 수가 늘었다.
도을 넘은 마력척결단의 악행은 거의 모든 마법사들을 적으로 돌린 것도 모자라, 여론의 반감도 사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엘드레드가 필요에 의해 묵인한 헤즈베스의 광기는 화를 앞당기게 된다.
사일러스: 킬란··· 반드시 척결단한테서 죗값을 받아낼게. 전부 죽여 버리겠어.
사일러스에겐 마력척결단 시절 스승이자 자신을 도와준 킬란이 있었다. 킬란은 사일러스의 탈출을 도와주었다.
마력척결단 실험실에 사일러스가 난입하자, 공격한 킬란은 헤즈베스의 비약을 주입당해 괴물로 변이하는데,
변이로 인해 이성을 잃은 킬란을 설득할 수 없어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사일러스의 복수심이 극대화되었다.
엘드레드: 내가 죽어도 아무 의미 없다. 한술 더 떠서 다음--
사일러스: 걱정 마. 네 죽음이 내겐 의미가 있거든.
사일러스는 과감하고도 무모하게 수도를 기습했고, 왕궁에서 엘드레드의 집무실을 찾아냈다.
엘드레드는 모든 사태의 주범이면서 자신이 일부 부품에 불과하다는 궤변으로 시간을 끌 작정이었으나,
사일러스는 그에 넘어가지 않아,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일격으로 원흉을 처단한 후 근위병을 피해 퇴각했다.
헤즈베스: 데마시아는··· 마법사가 다스려야 해! 목숨만 살려다오. 어떻게든 권좌를 네 것으로 만들어주마.
사일러스: 권력 따위 필요 없어. 내가 바라는 건 마법사들이 근심 없이 살아가는 세상이야. 네가 죽으면 마법사들이 한층 더 자유로워지겠지.
엘드레드를 이어 헤즈베스도 사일러스가 처단함으로써 마력척결단의 폭주도 끝나가려는 듯했으나,
자르반 4세: 순찰대와 습격대를 확충해, 마법사란 마법사는 싹 다 잡아들여라.
가렌: 전하···
위스테리아: 전하. 그 이상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마법사는 모조리 처형해 버려야 합니다.
엘드레드의 후임 위스테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엘드레드의 세뇌를 당했기에 더 잔혹한 방침이었다.
자르반 4세는 위스테리아의 조언을 긍정하여 마력척결단의 마법사 처형을 허가하고 만다.
쉬바나: 평생 걷도는 인생을 살았어. 이젠 누구 덕분에 데마시아에서 미래조차 그릴 수 없게 됐지.
자르반 4세: 쉬바나, 난 너 없으면 안 돼. 처음부터 왕이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야.
이 결정에 반발한 쉬바나는 선왕처럼 마력척결단에 휘둘려 마법사를 탄압하는 자르반 4세에게 실망해 떠나버린다.
쉬바나가 바로 자르반 4세가 미수에 그친 사일러스의 처형식에서 언급한, 마법사와 그리 다르지 않은 그가 사랑한 존재다.
럭스: 잘 들어. 위험한 건 우리고, 오빠는 아니야. 돕지 않을 거면 왕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렌: ···알겠다.
위스테리아의 다음 표적은 럭스였다.
자르반 4세가 럭스의 귀환 시 안전을 보장했으니 가렌이 함께 돌아가려 했으나, 럭스는 반대하고 마법사의 편에 섰다.
자르반 4세와 가렌 둘 다 지키려는 이와 마력척결단의 입장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자르반 4세: 내가 너무 방관한 탓이다. 마력척결단이 너무 큰 권력을 쥐었어. 결국 내게 소중한 사람들마저 위험해졌지!
자르반 4세: 아버지께서 승하하시기 전에 남겨둔 칙령서가 있었어. 마력척결단의 체포 활동을 전면 중단할 생각이셨더군. 그 내용을 확인한 나는··· 서신을 파기했다. 모두가 사일러스를 시해자로 지목하고 있었다. 용서를 베풀면··· 나약하게 비칠 것 같았어.
결국 자르반 4세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마력척결단의 철수를 명하며 가렌이 럭스를 지키는 것을 허락한다.
럭스: 마법사 체포를 관두겠다는 얘기야?
가렌: 그래. 자르반과 나 모두 데마시아의 진정한 위협은 마력척결단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위스테리아를 물리라고 했는데, 당사자는 들을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이는구나.
사일러스: 다 끝났어, 위스테리아.
항명하면서까지 마법사 학살에 집착하던 위스테리아도 사일러스에게 패배하여, 비로소 마력척결단의 폭주가 멈추었다.
자르반 4세: 나 자르반 라이트실드 4세가 모든 마력척결단에게 즉각적인 활동 중단을 명하노라. 종래의 테르바시아는 마법사를 위한 피난처가 될 것이며, 그 관리는 럭산나 크라운가드에게 일임하는 바이다.
자르반 3세의 비극과 사일러스의 대두 이후, 엘드레드, 헤즈베스, 위스테리아까지 처단되고 나서야 폭주가 멈추었다.
자르반 4세는 마력척결단의 활동을 금지하고, 럭스한테 힘을 실어주어 데마시아에서 마법사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사일러스: 데마시아 기득권은 절대 권력을 놓으려 들지 않을 거다.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해. 우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사일러스: 내일부터는 다른 곳들도 해방할 계획을 세울 거다. 귀족도, 통치자도, 모두 몰아내자. 왕이 군림하던 시대는 끝이다!
사일러스는 마력척결단을 멈추는 쾌거를 이룩했지만,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혁명이었다.
왕족과 귀족이 전권을 쥔 데마시아에 이름과 명분만 다른 제2의 마력척결단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데마시아의 체제를 뒤엎음으로 마법사들과 민중이 주도하는 데마시아를 세우기 위해 활동하기로 하였다.